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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턴스 줄거리, 출연진, 감상 포인트

by spooninfo 2025. 7. 22.

서브스턴스 영화 포스터 이미지

 

목차


1. 줄거리
2. 출연진
3. 관람 포인트

몸과 정체성의 경계를 뒤흔드는 비범하고 색다른 영화 ‘서브스턴스’는 2024년 칸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전 세계 장르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은 스릴러 드라마다. 90년대 '사랑과 영혼'으로 수많은 남성들을 사로잡았던 배우 '데미 무어'의 오랜만의 컴백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여성의 신체와 나이 듦, 아름다움에 대한 사회적 강박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감각적인 연출로, 전형적인 장르 문법을 벗어나 예기치 못한 충격을 안긴다. 본능, 매력, 탐닉, 혐오를 넘나드는 직설적인 신체 묘사와 극단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인물의 욕망과 시대적 상징을 강렬하게 결합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실험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이 담긴 이 작품은, 단순히 괴이한 영화로 치부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는 명작이다.

 

1. 줄거리

왕년의 헐리우드 스타 '엘리자베스'는 50세 생일을 맞은 날, 진행하던 피트니스 방송에서 해고 통보를 받는다. 그녀는 오랫동안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방송국은 시장성이 없어진 그녀의 나이 든 몸을 가차 없이 밀쳐낸다. 절망과 분노 속에서 방황하던 엘리자베스는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거기서 만난 치료사에게 은밀한 제안을 받는다. 비밀리에 유통되는 신약 ‘서브스턴스’를 사용하면, 자신의 몸에서 젊고 완벽한 분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결국 막다른 길에 몰린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를 사용하게 되고, 그렇게 태어난 또 다른 나 ‘수’는 '엘리자베스'의 젊은 시절을 능가하는 매력적인 존재로 그 둘은 위험한 동거를 시작한다. '엘리자베스'와 '수'는 매주 정해진 주기로 신체를 교대하며 살아가게 된다. 이는 '서브스턴스'를 사용하게 되면 절대 깨지 말아야 할 규칙이다. '수'는 '엘리자베스'를 해고한 방송국의 오디션에 참여해, 단번에 피트니스 프로그램의 새로운 얼굴로 발탁되며 단시간에 모두의 주목과 환호를 받는 스타로 떠오른다. '엘리자베스'는 자기 자리를 차지한 '수'에게 점점 묘한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수'는 낮에는 방송국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넘치는 젊음과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밤에는 클럽과 파티 속 화려한 삶을 누린다. 이로 인해 시간이 흐를수록 둘의 균형은 깨지기 시작한다. '수'는 점차 '엘리자베스'를 무시하고 매주마다 몸을 교체하는 규칙을 점점 어기며 '엘리자베스' 몫의 삶까지 독차지하려 든다. 한편 '수'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엘리자베스'의 몸에는 정체불명의 이상 반응이 일어난다. 결국 '수'는 '엘리자베스'의 자리를 완전히 차지하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무모한 행동에 이르게 되고, 깨어난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의 약물 중단을 시도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상태. '수'는 더 이상 통제가 불가능한 존재로 돌변한다. 영화는 이들의 충돌을 통해 신체의 변형과 자아의 심리적 붕괴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며, 마지막에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치닫는다.

 

2. 출연진

'데미 무어'는 주인공 '엘리자베스' 역을 맡아 2000년대 이후 가장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전성기가 지난 실제 60대 여성 배우로서 외모와 나이에 대한 압박을 체화한 듯한 연기는 현실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담고 있으며, 가질 수 없는 것을 욕망하는 인간의 본성과 무너져가는 자아와 분노, 광기, 절망, 후회의 감정을 압도적인 연기로 보여준다. 한동안 대중의 시야에서 멀어졌던 데미 무어의 복귀는 단순한 출연을 넘어 그녀의 존재 자체가 강력한 서사적 도구로 기능한다. '서브스턴스'에서 열연을 펼친 '데미 무어'는 생애 처음으로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엘리자베스의 젊은 분신 ‘수’ 역은 헐리우드의 떠오르는 스타 '마거릿 퀄리'가 맡았다. '수'는 같은 몸에서 나온 또 다른 자아이자, 점차 독립적으로 진화하는 젊고 아름다운 매력적인 육체를 가진 존재로서, 마력에 가까운 순수함과 섬뜩한 위협을 동시에 지닌 복합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고 과감하게 표현했다. '데미 무어' 와의 연기 대결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을 만큼 영화에서 '마거릿 퀄리' 의 존재감도 상당했다. 실제로 촬영 중 얼굴에 특수 분장을 장시간 착용하면서 피부 트러블이 생겼다고 알려질 만큼 강도 높은 연기를 소화했다. '데니스 퀘이드'는 방송국의 책임자 '하비' 역을 맡아 엘리자베스를 쳐내고 수를 기용하며 외모 중심의 시스템을 대변하는 탐욕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비교적 짧은 등장이지만 초반 극의 흐름을 이끌고 인물 간 갈등을 촉발하는 역할을 효과적으로 연기했다.

 

3. 감상 포인트

‘서브스턴스’는 우리가 흔히 보았던 공포 스릴러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여성의 몸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과 압박을 적나라하게 해부하며, 그 안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시청자)의 무비판적인 관음증과 자본이 인위적으로 만든 정체성으로 인한 욕망과 분노, 파괴 본능까지 예리하게 파고든다. 젊고 예뻐야 한다는 시대적 강박은 결국 자아를 분열시키고, 자기혐오와 권력욕을 낳는다는 메시지는 매 장면마다 강렬한 이미지 속에 각인된다. '서브스턴스'는 시청각적으로도 파격적이다. 바디 호러 장르답게 신체 변형과 기괴한 육체를 묘사하는 장면들이 이야기 중반 이후부터 빈번하게 등장하며, 관객에게 불쾌함과 매혹을 동시에 안긴다. 하지만 단순히 파격적인 비주얼에만 기대지 않고, 그 안에서 인물들의 내면 갈등과 심리묘사, 비판적이고 통찰력 있는 사회적 상징이 담긴 미장센이 영화를 단단하게 지탱한다.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접하는 노골적인 미디어와 욕망을 부추기는 뷰티 산업, 외모 꾸미기 집착, 과도한 자기 연출, SNS 이미지 소비 등도 영화 속 설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 작품을 연출한 '코랄리 파르자' 감독은, 2017년 영화 ‘리벤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도 신체와 정체성을 매개로 한 여성의 분노와 억압을 정면으로 그려냈다. 극단적 장르 형식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풀어내는 방식은, 단순한 자극을 넘어서는 감독의 뚜렷한 주제의식이 담겨 있다. '데미 무어'와 '마거릿 퀄리'의 1인 2역에 가까운 관계성은 극의 중심축을 이룬다. 서로 다른 존재이면서도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실체가, 결국 하나의 몸에서 갈등하는 대립은, 현대 사회상을 대변하는 보편적인 욕망과 두려움, 씁쓸한 슬픔이기도 하다. 특히 후반부 '수'가 점점 인간성과 신체의 경계마저 허물며 무너지는 장면은 기괴한 불쾌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이끌어낸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서브스턴스(substance)’는 물질, 실체, 본질, 핵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단어가 있는 그대로 물리적인 물질을 뜻할 수도 있지만. '나'라는 존재의 내면적 본질은? '나'를 만드는 근원적인 것은 무엇인가? 혹은 '나'의 겉모습 이면에 존재하는 진짜 실체는 누구일까?라는 함의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서브스턴스’라는 작품은 장르적 재미와 쾌감도 분명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회와 인간, 자아에 대한 문제를 전면에 들이민다. '서브스턴스'는 단순한 설정에서 출발하지만, 끝내는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만들고 관객의 인식과 감정 깊숙한 곳을 건드린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오래도록 찜찜한 느낌이 들지만, 그 불편함 속에 스스로 이런 질문이 남는다. "나는 지금 어떤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