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테토녀 에겐남 테토남 에겐녀 어디서 나온 말일까?
2. 이게 연애 코드라고? 유형별 성향과 매력 분석
3. 심리학적 시선으로 본 테토·에겐 분류의 장단점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테토남', '테토녀', '에겐남', '에겐녀' 같은 신조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남성 호르몬인(testosterone, 테스토스테론)과 여성 호르몬인(estrogen, 에스트로겐)의 특징을 빌려 성격 유형과 연애 스타일을 분류하는 방식이다. 언뜻 보면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관계 방식과 성향을 단순화해 보여주는 하나의 심리적 거울로 읽힐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말들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사람들은 왜 여기에 반응할까?
1. 테토녀 에겐남 테토남 에겐녀 어디서 나온 말일까?
'테토(Testosterone, 테스토르테론)'와 '에겐(Estrogen, 에스트로겐)'이라는 표현은 남녀의 생물학적 호르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과 미디어에서는 호르몬 자체의 의학적 의미보다는 상징적 놀이 코드로 차용된다. '테토'는 주도적이고 직설적이며 적극적인 태도를, '에겐'은 배려하고 섬세하며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성격을 가리키는 식이다. 이 신조어는 처음에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밈에서 시작되었는데, 테토·에겐 테스트를 하며 주로 연애나 소개팅, 이상형 토론에서 상대의 성향을 재밌게 분류하려는 과정에서 자리 잡았다. 마치 MBTI에서 자주 언급되는 'E형(외향)' vs I형(내향)'이나, 'T형(사고) vs F형(감정)' 성향을 가볍게 응용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나는 테토남 혹은 테토녀를 좋아한다'거나, '에겐녀 또는 에겐남이라서 대화가 잘 통한다'와 같은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즉, 테토·에겐은 실제 호르몬 수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어디까지나 사람들의 성향과 태도를 설명하기 위한 상징적 언어다.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Gordon Allport)'가 말했듯, 사람들은 복잡한 인간 특성을 '단순한 범주로 묶어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짧고 간결한 단어에 담긴 뉘앙스 덕분에 빠르게 퍼질 수 있었고, 지금은 '밈'을 넘어 일상적 대화의 코드로 쓰이고 있다.
2. 이게 연애 코드라고? 유형별 성향과 매력 분석
테토남은 흔히 추진력 있고 직설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아주 예전에는 이런 성향의 남성을 마초남이라고 불렀다. 또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초식남과 상반되는 육식남이라는 코드로도 불렸다. 마초남-육식남-테토남으로 이어지는 이런 유형의 남성은 열정적이고,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관계에서 명확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 매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매력이 지나치면 일방적이고 다소 과격하며 독선적으로 보일 수 있는 단점도 있다. 반면 테토녀는 당당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모습으로 주목받는데, 이를 쿨하고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동시에 강렬한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에겐남은 감정적으로 섬세하고 공감 능력이 두드러지는 이미지다. 연애에서 상대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맞춰주는 성향으로 인해 '배려심 깊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소극적으로 비칠 위험도 있다. 에겐녀 역시 조용하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대화 스타일, 상대의 감정을 살피는 능력이 매력 포인트지만, 때때로 지나치게 수용적 태도가 우유부단하고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네 가지 유형은 각자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단순히 '이게 더 낫다'가 아니라, 어떤 성향을 선호하느냐는 개인의 성격과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누군가는 테토 스타일의 직설적이고 빠른 관계 진행을 선호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에겐 스타일의 안정적이고 세심한 교류를 편안하게 느낀다. 성격 유형 연구자인 심리학자 '카를 융(Carl Jung)' 역시 "인간은 내향적·외향적 경향이 동시에 존재하며, 특정 상황에서 한쪽이 더 강하게 드러날 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테토·에겐 유형도 단일한 성향이라기보다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3. 심리학적 시선으로 본 테토·에겐 분류의 장단점
심리학적으로 볼 때, 테토·에겐이라는 분류는 인간관계의 복잡한 성향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특징이 있다. 성격 심리학에서는 보통 다섯 가지 요인(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안정성, 개방성)이나 애착 유형 등으로 세분화해 설명하는데, 테토·에겐은 이런 다차원적인 성향을 단 두 가지 코드로 나눠버린다. 이런 단순화는 이해와 소통을 쉽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친구끼리 "너는 좀 테토녀 스타일 아니야?" 하고 농담처럼 말할 수 있고, "나는 에겐남이 편하고 더 끌려"라는 식으로, 모임이나 소개팅 자리에서 가볍게 분위기를 풀어주는 소재로도 활용된다. 이는 사회적 '라벨링'이 주는 심리적 편리함이다. 사회심리학자 '하워드 베커(Howard Becker)'가 말한 '라벨링 이론'에 따르면, 어떤 사람에게 특정 라벨(분류표)을 붙이면 그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달라지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성도 있다. 사람을 지나치게 단순화된 코드로만 판단하면, 그 사람의 다층적인 면모를 간과하게 된다. 예컨대 겉으로는 테토적인 성향을 보이더라도 내면은 섬세하고 공감적인 특성이 함께 있을 수 있다. 실제 인간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성향이 달라지는데, 특정 라벨에 고정시키면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 인지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연구에서도 "사람은 복잡한 판단을 단순화하기 위해 휴리스틱(의사 결정 과정을 단순화해 만든 지침)을 사용하지만, 그 과정에서 왜곡된 결론을 내리기 쉽다"라고 설명한다. 결국 테토·에겐 분류는 심리학적 분석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일상에서 서로의 관계 방식과 매력을 간단히 설명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대중적 심리 언어'라 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적 단순화' 혹은 '휴리스틱'의 한 예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복잡한 사회적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단순화된 분류 체계를 자주 만들어내고, 그것이 다시 문화적 밈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결국 테토·에겐 테스트 같은 단순화된 개념 언어는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밈이면서도, 동시에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는지 보여주는 심리적 창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유행어처럼 쓰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관계의 본질적인 고민과 호기심이 숨어 있는 셈이다. 다만 이런 구분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괜찮지만, 사람을 단순한 유형으로만 규정해 버리고 실제 그 성격을 절대적으로 믿는다면 오히려 관계를 왜곡할 수 있다.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가볍게 활용할 때 비로소 그 유행어가 지닌 놀이적 즐거움의 의미가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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